대장내시경 전 동치미 국물은 마셔도 될까요?

 

아마 이 글을 클릭하신 분들은 며칠 뒤 대장내시경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겠죠? 흰 죽에 간장만 비벼 먹다 보니 속도 니글거리고, "시원하고 톡 쏘는 동치미 한 사발 들이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실 겁니다.

 

병원에서 준 안내문은 복잡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말이 다 달라서 답답하셨죠? 오늘 제가 '대장내시경 전 동치미 섭취'에 대해 정리해 드릴게요.

 

 

1. 무(건더기)는 절대 NO!

"동치미 속에 들어있는 무(건더기)는 절대 드시면 안 됩니다."

너무 빡빡하다고요? 이유가 있습니다. 대장내시경은 카메라로 장 내벽을 샅샅이 훑어 용종이나 염증을 찾아내는 검사입니다. 그런데 '무'는 대표적인 고식이섬유 식품이에요.

 

우리가 씹어서 삼킬 때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무의 섬유질은 소화되지 않고 장에 남아서 내시경 카메라 시야를 가리거나, 용종처럼 보여서 정확한 검사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아삭아삭한 그 식감, 검사 끝나고 드셔야 해요.

 

국가 건강검진 대장내시경 나이 몇세?

 

 

2. 그럼 동치미 국물은 괜찮나요?

사실 이게 제일 궁금하실 거예요. 속이 느끼하니까 국물이라도 마시고 싶으신 거죠. 여기서 주의할 점은 '어떤 동치미냐'에 따라 다릅니다.

 

빨간 국물 동치미

절대 금지입니다.
고춧가루 입자는 장 주름 사이에 끼어 잘 씻겨 나가지 않습니다. 내시경 화면에서 고춧가루가 혈흔(피)처럼 보이거나 병변을 가릴 수 있어요.

 

맑은 국물 동치미

조건부 허용이지만, 추천하지 않습니다.
고춧가루, 파, 마늘 건더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채에 거른 맑은 국물이라면 검사 2~3일 전에는 소량 섭취해도 큰 문제는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치미를 담글 때 들어가는 각종 양념 찌꺼기들이 미세하게 떠다닐 수 있어요. 병원마다 가이드라인이 다르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은 '이온음료'나 '생수'를 드시는 것입니다.

 

정말 너무 먹고 싶어서 미치겠다(?) 싶으시면, 검사 3일 전까지만 건더기 없이 맑은 국물만 살짝 드시고, 검사 2일 전부터는 이것조차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대장내시경 D-3 피해야 할 음식 리스트

검사 3일 전부터는 '저잔사식(찌꺼기가 남지 않는 식사)'을 해야 합니다. 실수로 먹었다가 검사 당일에 "장 청소가 덜 되었네요, 다음에 다시 합시다"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멘붕 오거든요.

• 잡곡밥/현미밥/흑미밥: 무조건 흰 쌀밥만 드세요.
• 김치류: 고춧가루 들어간 건 다 안 됩니다 (깍두기, 배추김치 포함).
• 해조류: 미역, 김, 다시마 (장 벽에 딱 달라붙어 안 떨어집니다).
• 씨 있는 과일: 수박, 참외, 포도, 키위, 딸기 (씨앗이 내시경 구멍을 막을 수도 있어요).
• 견과류: 땅콩, 아몬드 등.

 

 

4. 도대체 뭘 먹고 버티나요?

"그럼 굶어 죽으라는 거냐!" 하시는 분들을 위한 안전한 메뉴 추천입니다.

• 흰 쌀죽: 간장이나 참기름 살짝은 괜찮아요.
• 카스테라: 우유에 적셔 먹으면 꿀맛! (견과류 없는 걸로)
• 두부/달걀: 조리법은 찜이나 맑은 국으로 드세요.
• 이온음료: 탈수 방지를 위해 필수입니다 (단, 포도맛 같은 보라색/붉은색 음료는 피하고 투명한 색으로!).

 

대장내시경과 위내시경 동시에할때 주의사항 및 시간 얼마나 걸리나요?

 

 

5. 글을 마치며

대장내시경, 준비 과정이 검사보다 더 힘들다는 말 백번 공감합니다. 저도 장 정결제 마시면서 화장실 들락날락할 때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동치미 한 그릇의 유혹을 참지 못해 그 힘든 장 청소를 다시 해야 한다면 그게 더 끔찍하지 않을까요?

딱 3일만 참으시면 됩니다. 검사 끝나고 시원~한 동치미 국수에 수육 한 접시 드시는 상상을 하며 조금만 더 힘내세요.

 

요약:

• 동치미 무(건더기): 절대 섭취 금지.
• 동치미 국물: 빨간 건 절대 X, 맑은 건 3일 전까지 건더기 없이 가능하나 비추천.
• 추천: 그냥 꾹 참고 검사 후 맛있게 먹자!